북한 야쿠자
모두가 똑같이 평등하다고 표방하는 북한. 그러나 그 내막은 눈뜨고 코 베이는 약육강식의 세계이다. 사회주의 계획 경제라는 명분을 버릴 수 없는 김정은 체제는 국민의 사유 재산과 생명을 지키기 위한 법이나 시스템의 정비를 게을리하고 있다. 상인은 자신의 힘으로 재산이나 생명을 지킬 수밖에 없지만, 그것에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돈과 연줄, 그리고 힘이다. 북한 사회에 각성제 밀매나 조직 매춘 등 범죄가 만연한 것은 주지하고 있는 사실이다. 또, 결사의 자유가 존재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북한판 조직 폭력단은 꽤 오래전부터 존재하고 있었다. 중국에서 물건을 수입한 신의주의 도매업자는 각 지역의 동주에게 물건을 납품하고 대금을 절반만 받는다. 일정 기간이 지나면 매상을 계산하고 나머지 절반의 대금을 받는다. 그 대신 다음 물건을 납품한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한다. 예를 들면 도매업자가 계속해서 물건을 확보하지 못하면 동주는 다른 업체에 주문을 낸다. 그렇게 되면 손님을 빼앗기지 않으려고 도매업자들 사이에서 싸움이 일어난다. 말다툼이 아니라 진짜 싸움이다. 또 상인들은 이익을 확보하기 위해서 가격 협정을 맺고 있지만 그것을 깨고 염가 판매한 상인이 다른 상인들이 뭇매를 맞고 병원으로 보내는 일도 다반사라고 한다. 국제 사회의 대북 제재로 시장의 분위기가 더욱 살벌한 판국이 되고 있다고 한다. 그 일례가 솔라 패널용 배터리를 둘러싼 다툼이다.
심각한 전력난에 대처하기 위해 북한에서는 각 가정에서 태양전지판을 설치하는 것이 일반화되고 있다. 충전에 필요한 배터리 수요도 급증하고 있지만 수입이 제한되고 있다. 동주는 더 영향력이 있는 업체로부터 배터리를 구하러 다른 동주를 밀어낸다. 그래서 자주 싸움이 된다고 한다. 그러한 사태가 되더라도 시장 관리소 직원도 보안원도 모른 체한다. 그런 무법 지대에 등장한 것이 양아치다. 크게 장사를 하는 동주는 안전하게 장사를 하기 위하여 야쿠자와 친분을 맺는다. 야쿠자는 권력 기관과 연결되어 있으니 대부분의 사람은 관여할 수 없다. 돈만 받으면 웬만한 일은 다 맡아 기여이 킬러 비즈니스까지 진출했다.
북한의 유통 거점 시장에서 장사를 하는 여성 상인은 자신의 고객이었던 동주를 박탈한 한 상인을 암살해 달라고 야쿠자에게 의뢰했다. 범행 방법의 상세는 불명이지만 칼로 습격당한 상인은 어떻게든 목숨을 건졌지만 얼굴에는 큰 흉터가 남았다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살아남으려면 법은 무시하고 의지할 것은 폭력단이라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고 한다. 이런 치열하고 리얼한 전쟁을 매일 벌이고 있는 북한 상인들이 미사일이라는 최고 지도자의 전쟁 도락에 아무 흥미도 없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