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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은 내가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전의 일이었습니다.


범죄피해자 주간행사의 하나로 11월13일 도쿄도와 오오타구가 주최하는 심포지엄이 오오타구 민홀에서 열렸다. 

[성범죄 피해자를 상처주지 않는 사회로] 란 주제로 강연을 한 전 후생노동사무차관 무라키아츠코씨은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하는 성피해자의 심경을 자신의 체험을 예로 들었다. 


무라키씨는 사춘기 소녀나 젊은 여성을 지원하는 '어린 풀' 프로젝트의 대표이기도 하다. 강연에서 남녀간 얶힌 폭력에 관련된 조사보고서에서 이성으로부터 피해를 당한 경우 피해 상담 건은 31.6%에 불과했다고 조사 결과를 소개하였다.



왜 이렇게 상담 건이 저조한지를 생각해 보았는데 성에 관련된 것은 말하기가 어려웠다는 것이였습니다. 그 날의 일을 떠올리고 그 사실을 공공장소에서는 말할 기회가 없었다며 자신의 체험을 말하기 시작했다.



부모에게 조차 말할 수 없었다


아직 초등학교에 들어가기도 전 어렸을 적 근처 골목길에서 중학생 오빠가 강제로 데려다 몸을 더듬은 적이 있습니다. 거기에는 아이들뿐 이었고 어른은 없었습니다. 나는 그 일을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했습니다. 결혼해서도 40대가 되고 50대가 되었을 무렵에 처음 남편에게 말했습니다.


부모에게는 말하지 못했습니다. 왜인지는 제 자신도 잘 모르겠습니다. 어딘가에서 어린아이 나름대로 별로 대놓고 말하지 못할 일이라고 하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부모에게 말하면 부모가 어떤 식으로 생각할까 라는 것도 있었을지 모릅니다. 그 오빠의 아버지, 어머니, 남동생들은 나를 알고 있는 사람들이었습니다. 그 집과 우리 집이 트러블이 생길 것이라는걸 잘 알고 있었다든가 여러가지 이유가 있었겠지요. 거기에 내가 어떤 의미에서는 "더러워졌다" 라는 느낌이 들어 말하기 싫었습니다. 너무나도 어려서 사리분별을 못했던 것이겠지요.



피해를 당했으면 말하면 되지 않습니까? 라고 간단하게 말할 수 있지만 그럴려면 주위의 도움이 없이는 안됩니다. 제 경험과 관련시켜 생각해보면 소중한 자신의 권리를 침해당했다는 것을 어른들이 말하는 편이 좋습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무라키씨는 미국을 시초로 세계적으로 성폭력 고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것도 언급하며 "언제든 말해도 좋단다", "당연히 저 사람은 규탄 받아 마땅하다.", "저 사람이 출세한 것이 이상해" 라고 말하며 목소리를 높여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비극의 주인공이 겪는 고통


무라키씨는 2009년 우편부정사건으로 오사카지검특수부에 체포된 후 무죄판결을 받고 사무차관에 취임했다. 그 일로 인해 비극의 주인공으로써 취급되었던 일들을 예로 들어가며 이렇게 말했다.


몇년 전에 "가해자다, 범인이다" 라고 매스컴에 오르내린 적이 있습니다. 악인으로서 그려진 자신을 보는 것도 괴로웠지만 무죄로 판결나서야 "당신은 피해자 입니다. 분하지요. 괴롭지요. 그러니 억울했던 이야기를 해주세요." 라는 말들이 괴로웠습니다. 피해자가 자신의 의지로 회복하려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그것은 사람들의 대응을 먼저 바꾸는 것입니다. 


< 처절한 당신의 노래를 사람들은 비웃겠지요 >

< 저 차가운 물 속을 휘저어 나아가라 >

자신과 상관없는 일에 비웃는 사람은 반드시 있습니다. 

하지만, 최후에 목숨을 빼앗는 것은 물의 차가움 이지요. 

차가운 물 속을 헤엄치지 않도록 하는 방법은 없을까요?


가능한 성범죄가 일어나지 않도록 함과 동시에 상처받은 사람들이 빠져 있는 물의 온도를 1도라도 올리는 것입니다. 

그것은 누구에게나 가능한 일이지 않을까요.



피해를 말할 수 있을 때까지 15년


공개토론회에서는 피해자 지원 전문가인 무사시노대학 교수 코니시 세이코씨와 사회적포섭서포트 센터사무국장 엔도 토모코씨, 성폭력피해자를 그린 영화 "월광"을 감독한 오사와 마사토씨가 참가하였다. 피해자지원센터 이사장인 아스카이 노조미씨가 코디네이터를 맡았다.


참가자들은 피해자를 향한 비난으로 이어지는 "강간신화"에 대해 의논하였다. 아직까지 뿌리깊게 박힌 피해자 자신도 그런 편견과 오해에 사로잡혀 피해를 말하지 못하는 상황에 대해 사례를 들어보았다. 


엔도 씨는 성폭력 피해자가 피해를 말할 수 있을 때까지 15년이 걸리며, 10세 이하의 나이에 피해를 당한 경우에는 25년이 걸다고 하며 3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결과를 소개하였다. 센터의 전화상담내용을 분석한 결과 30대 이상의 상담내용은 70%정도가 가정폭력을 포함한 성폭력이지만 20대 피해자들의 상담은 20%에 머물렀다고 한다. 이렇듯 성폭력 피해자들은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하는 고통을 안고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보통 사람은 너무 힘들어 스스로 극복할 수 없는 일이 일어나면 자신의 책임으로 느껴버립니다. 

피해 그 자체를 잊어버리고 싶어서 마음 속으로 회피하고 없던 일로 치부하는 것이지요. 


여러분들의 멀지 않은 곳에 성폭력관련 상담과 보호를 해주는 곳들이 많이 있다. 

고통을 내버리고 피해를 치유할 수 있는 당당한 여성이 되길 희망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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