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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언가 목표를 가리킬 때 우리는 포인트 제스처(Point Gesture)라는 행동을 한다. 저것을 갖고싶다 거나 저기에 들어가고 싶다와 같이 타인에게 정보를 전달하여 주의를 환기시키기 위해 방향지시를 하는 것이다. 어린아이도 생후 약 1년에서 2년사이에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행동을 하게 된다. 이러한 아기들의 행동을 잘 살펴볼 필요가 있다. 손가락행동은 우리 인간의 고유한 행동일까. 가리키는 행동은 "이것,여기", "저것,저기" 라는 추상적인 상징에 대해서 소통하는 행동이며 발달심리학분야에서는 언어습득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사람과 사람, 사람과 물건이라는 1대1 관계성에서 사람,물건,사람이라는 제3자의 관계성을 이해할수 있다는 것이며 가리키는 행동은 인간으로서의 사회성을 얻기 위한 동작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야생 침팬지의 자발적인 손가락질 행동도 관찰되고 있듯이 이것은 인간의 고유한 행동이 아니다. 성숙한 침팬지는 2살베기 아이만큼 가리키는 행동을 이해할 수 있다. 아프리카 코끼리 역시 따로 가르치지 않아도 가리키는 행동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집에서 2년이나 같이 살고 있는 고양이는 손가락으로 무엇인가를 가리켜도 가만히 손가락 끝만 쳐다볼 뿐 가끔 젖은 차가운 코를 손가락 끝에 붙이고 달아날 뿐이다. 


가리키는 행동을 이해하는 것은 침팬지나 아프리카 코끼리 등 사회성을 띤 종류의 동물에 있어 중요한 소통수단일지도 모른다. 그 반대로 고양이와 같이 단독으로 행동하는 동물들은 가리키는 행동의 이해능력이 낮은 것이다. 그럼 늑대와 개는 어떨까. 지금까지 늑대와 개의 인지능력의 차이를 조사하고 개가 어떻게 가축화되었는냐에 관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연구에 따르면 늑대는 잘 훈련하면 되겠지만 개만큼 사람의 손가락 지시를 이해할 수 없다고 한다. 즉 인간의 손가락 지시를 이해할 수 있는 똑똑함이 인간과 함께 살기 시작한 것에서 획득한 개의 고유한 능력이 아니냐는 것이다. 다만 무리를 지어 사는 늑대가 고도의 사회성을 갖고 있는 종이라는 것은 사실이며 사물의 인과관계에서 개보다 인지 능력이 높다. 

이러한 실험결과가 최근 영국 과학 잡지 nature 의 Scientific Reports에 실렸다. 실험대상은 포획된 12마리의 늑대와 14마리의 들개 12마리의 애완견을 동일한 조건에서 실험했다. 우선 음식이 든 용기와 빈 용기가 보이게 하고 선택하게 했다. 그 다음으로 용기 내부를 보이지 않게 하고 선택하게 했으며 다음으로 음식의 유무에 따라 방울소리가 나오게 했다. 원인과 결과라는 인과 관계로 선택할 수 있는지 실험한 것이다. 그 결과 들개와 애완견은 인과관계의 추론을 못하고 늑대만 먹이의 여부를 원인과 결과로 구별할 수 있다고 한다. 이러한 늑대의 탐색능력은 가축화된 개에게 있어서는 인간과의 소통 쪽으로 그 능력이 옮겨간게 아니냐는 추측이다. 개는 인간과 소통하기 위해서 가리키는 행동을 더 잘 이해하게 되었지만 늑대에게는 먹이를 얻기 위해서 인과관계에서 탐색하는 것이 더 중요한 것이다. 어쨌든 늑대와 개는 이미 다른 세계에서 살아 가는 것이다. 각각의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하여 각각의 현명함을 진화시켰던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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