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수면부족과 일본의 사례

어른들보다 심각한 어린이 수면부족의 실태와 예방방법을 이웃나라 일본의 사례를 통해 알아보았다. 매번 아침에 못일어 난다거나 최근들어 성적이 떨어졌거나 툭하면 폭력을 휘두르는 등 이러한 아이들의 이면에는 만성적인 수면부족이 원인이 되는 경우가 있다. 수면부족이 누적되면 각종 질병으로부터 노출되기 쉬우며 성인이 되어서도 만성질환으로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일본에서는 이러한 전문의료기관에 연간 4000명 정도가 진찰을 받고 있다고 한다. 가장 큰 원인으로는 인터넷 동영상이나 게임중독으로 지속적으로 밤을 새는 경우와 늦은 잠자리이다. 이러한 상황이 지속되면 될 수록 점차 신체는 나른함을 느끼고 머리와 어깨에 통증을 유발하게 되어 갑자기 아침에 일어날 수 없는 지경이 되고 만다. 수면리듬 뿐만 아니라 자기자신을 통제할 수 없는 상태가 되어 나중에는 전문 치료를 하지 않으면 안되는 상태까지 다다른다. 뇌와 신체의 기반이 완성되는 유아기 시절의 수면은 매우 중요하다. 잠이 부족하면 성장발달에 필요한 호르몬이 충분히 분비되지 않고 뇌와 신체의 성장에 저해가 된다. 더욱 무서운 것은 유아기 시절 수면부족은 수면사이클을 관장하는 체내시계에 혼란이 가해져 평생에 걸쳐 몇시간 밖에 못자는 수면패턴이 형성될 수 있다는 것이다. 만성적인 수면 부족이 계속되면 체내 시계의 혼란과 뇌기능의 저하로 "소아 만성 피로 증후군"이 발생한다. 두통, 복통, 초조함 등 자율신경계에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하고 기억력과 판단력, 의욕이 저하하는 등 강한 권태감에 지배되는 것이다. 공부에 집중 못하고 당연히 성적은 떨어진다. 마치 노인의 치매와 비슷한 상태가 뇌 속에서 야기된다. 수면부족은 어른들도 그 악영향을 자각하기 어려워 아이들 역시 더욱 신체의 미세한 변화와 부진을 자각하고 전달하기 어려워 부모도 알아채기 어렵다. 

유아기 수면규칙을 어떻게 형성하느냐가 가장 중요하다. 이 시기에는 되도록이면 저녁7시~아침7시까지 10시간 정도 충분히 재워야 한다. 그리고 7시에 일어나는 습관을 만들어 초등학교 입학으로 인한 환경변화에 신체가 잘 적응될 수 있도록 한다. 초등학생이 되어서도 가급적 9~10시간 수면을 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반드시 밤 9시에는 잘 수 있는 취침 환경을 부모가 만들어야 한다. 미리 예방책을 세워 수면부족이 축적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규칙을 각 가정에 맡기는 것 뿐만이 아니라 학교를 포함한 관련 기관에서 다루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문가는 지적한다. 실제 일본의 오사카 미하라다이 중학교에서는 학교와 관할 지역이 협력하여 지역 아이들의 수면을 지키는 조치가 시작되었다고 한다. 시간축이 그려진 그래프에 학생들은 수면기록을 작성하고 데이터화함으로써 구체적인 지도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수면기록표를 작성하게 된 계기는 학교에서 자주 지각하는 학생과 아무런 이유 없이 결석하는 아이들을 원인을 알아보기 위해 시작된 설문조사에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90%이상의 학생이 평균 12시 이후 취침하고 평소 생활 리듬이 좋지 않다고 나타났다. 이러한 사태를 예방하기 위해 수면전문가가 진행하는 수면의 중요성을 이해시키는 수업을 실시하는 등 교사들이 수면에 문제가 있는 학생은 별도의 지도를 한다. 미하라다이 지역의 유치원, 보육원, 학교, 어린이회 등 관련 전문가들은 추진위원회를 발족하고 지역 아이들의 수면을 지키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일주일에 하루는 지역내 모든 동아리 활동을 쉬는 노 클럽 데이를 만들어 아이들의 부담을 줄이거나 매달 10일을 자는 데이라고 지정하여 밤 9시까지 자는 것을 목표로 학교에서의 숙제 양을 줄이거나 청색 방범 순찰차로 방송을 하는 등 계몽 활동을 하고 있다. 조사에 의하면 유아기부터 수면 주기가 흐트러진 아이들은 초등학교에서도 흐트러지고 중학교에서도 흐트러지고 만다. 유아기 시절 끊임없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는 지적한다. 이러한 결과 미하라다이 지역의 초중등학교 아이들의 32%가 수면개선과 함께 학교 생활도 개선되었으며 또한 수업에 더 집중되는 비율이 늘었다고 한다. 긍정적인 답변을 한 학생의 비율이 1년만에 늘어 많은 학생에게 자기 긍정감이 커진다는 결과도 나왔다. 이러한 계몽활동은 후쿠이현 와카사정과 아오모리현 산노헤시 등 다른 지역으로 확산되고 있다.